뉴스 한남충 vs 김치녀…이성 잃은 `이성혐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토돌이 작성일 16-03-06 21:37 조회 3,992 댓글 0본문
性역할 인식 차이가 적대감으로 번져
메갈리아·일베 등 혐오 사이트도 유행
메르스·세월호 사고에도 사회갈등 표출
내부갈등에 무너지는 한국사회 / ⑧ 불신을 넘어선 '반감'
서울 명문여대 출신 A씨(23)는 최근 소개팅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상대방 남성이 대뜸 "혹시 '메갈리아' 하세요?"라고 질문을 한 것.
메갈리아는 여성 혐오 반대를 캐치프레이즈로 하는 대표적 인터넷 커뮤니티다. 상대 남성은 심지어 "스타벅스는 커피가 비싸서 거의 와 본 적이 없는데 입이 고급이신 것 같다"며 시선을 A씨 가방에 두고 제품 브랜드까지 살폈다고 한다. 겉멋만 든 여성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듯해 기분이 상한 A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국민대통합위원회의 '한국형 사회 갈등 실태진단 보고서'는 우리 사회가 나와 생각이 다른 집단에 대해 무조건 비판하고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단순히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불신의 수준을 넘어 증오에 가까운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적대감은 젠더(성), 계층, 세대, 지역, 인종, 국가 등과 같은 다양한 영역을 포괄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 같은 적대구도와 어려운 경제 상황이 맞물리면서
성차별과 성역할을 둘러싼 인식 차이가 반감의 정서로 폭발력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 혐오 집단으로 상징되는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와 남성 혐오를 보이는 '메갈리아'의 대결, 군 가산점을 둘러싼 패싸움 양상과 여성도 군대에 가야한다는 요구 등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혹은 남성 혐오 정서의 수위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연구진은 "최근 여성들은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육아나 가사노동이 공동으로 담당해야 하는 일이라고 보지만 남성들은 전통적으로 여성이 해온 역할을 남성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화가 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생활을 유지하기 힘드니 육아와 가사노동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증폭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학 입학, 취업, 승진 등 사회적 경쟁 구도에서 여성이 약진하면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남성이 여성을 경계하며
공격적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연구진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반대로 여성은 여전히 공고한 남녀 간 임금 격차와 승진 차별 등 한국 사회의 유리 천장에 좌절하면서 남성 혐오 감정을 거침없이 표출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블로그 트위터 등에서 여성 혐오가 언급된 횟수는 월 평균 8만회였다. 이에 대해 남성 혐오가 일종의 운동처럼 시작된 것은 작년 여름으로, '한남충(한국 남성은 벌레와 같다는 의미)' 등 신조어 언급 횟수는 지난해 5월 2건에서 6월 7596건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보고서는 우리 사회의 불신은 계층 간, 이념 간 갈등과 맞물려
'메르스'나 '세월호' 등과 같은 질병이나 돌발사고에서도 표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층면접 사례로 해군 출신이면서 기득권 집단을 대표하는 B씨(서울·67·남)는 "세월호 사건은 한마디로 여행가다 사고로 죽은 일종의 교통사고이기에 정부가 개입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오히려 소수의 세력이 문제를 증폭시켜 사회분란을 조장하고 있다"는 관점을 보였다.
반면 사회운동세력을 대변하는 C씨(대전·41·여)는 "세월호는 정부가 사건의 전말을 감추기 급급하고 유족들이 금전적 이득만을 취하려 하는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음모'의 전말과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는 시각이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양극단 사고방식은 갈등을 넘어 사회의 상이한 세력 사이의 타협과 화해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극한의 혐오(극혐) 갈등 양상에 대해 박경귀 국민대통합위 국민통합기획단장은 "익명성이 높은 온라인 소통이 활발해질수록 집단 극화(group polarization) 현상은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성숙한 토론문화를 가꾸어나가는 게 시급해졌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또 "반감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노동시장 부문에서 선제적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출처: http://nnews.mk.co.kr/newsRead.php?year=2016&no=173545&sc=30000050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