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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미디어와 십대의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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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문제가 터질 때면 TV나 비디오, 대중가요와 같은
대중문화들은 문제의 원인제공자로서 곧잘 용의선상에 떠오르곤 한다.
대중문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최근 연이어 터진
십대들의 자살사건도 미디어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미디어가 사회환경을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난 98년 3월 여중생 4명이 동반자살을 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다.
그 중 한 명이 쓴 유서에는 “천국에 가서 우리 가족의 수호천사가 되고 싶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이 글귀는 공교롭게도 얼마 전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
탤런트 이 본이 송승헌에게 남긴 유언과 일치한다.
물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사는 청소년들이 훨씬 많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 속의 유언이 곧 십대들의 자살을 부추기는 직접적인 원인이라 단정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의 의식 속에 드라마의 인상 깊은 장면이 줄 수 있는 영향을 간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요는 또 어떠한가? 최근 인기있는 그룹
‘자우림’의 노래 ‘Violent Violet’에는 자살의 현장을 현실감있게 노래했다.
‘내 뇌는 이제 숨쉬지 않아 포도 쥬스로 채워진 보라색의 내 심장…
새파랗게 멍이 진 유혹적인 내 손목’
김경호의 ‘슬픈 영혼의 아리아’ 역시 죽음의 현장을
마치 멜로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묘사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이웃 일본에서는 인기 록그룹 X-Japan의 리드 기타 리스트인 미쓰모도 히데가
자살한 바람에 십대 여학생 3명이 잇따라 자살을 함으로써 일본을 충격에 몰아넣기도 했다.
인내심을 잃어버린 십대들
미시적 차원으로 보자면 이것은 극성스러운 십대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방 사건으로 지나쳐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거시적인 차원에서 바라볼 때,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십대들의 자살 원인은 학업문제, 가정문제, 친구문제 등 한두 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하기 어렵지만,
자살을 대하는 자세에는 뚜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곧, 충동이라고 표현되기도 하는 ‘쿼터리즘’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쿼터리즘’이란 4분의 1을 뜻하는 영어의 쿼터(Quater)에서 따온 말로,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인내심을 잃어버린 십대들의 사고방식을 말한다.
요즘 십대들은 다섯 권짜리 삼국지 전집은 엄두도 못 내면서 만화 삼국지 열 권은 앉은 자리에서 읽어낸다.
비디오 시청이나 게임으로 밤은 샐 수 있지만 밤새 소설을 읽는 미래의 문학도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TV, 컴퓨터 등의 사용습관은 무엇을 깊이 생각게 하거나 상상을 통한
창조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들 뿐 아니라, 인내심이란 눈꼽만치도 존재하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즉 미디어 시대의 아이들은 자기에게 닥친 어려움에 대해서
진지한 사고를 하기보다는 순간적 판단, 감각적 결단을 내리고 만다.
마음에 드는 채널을 찾아 리모콘을 두드리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파워 스위치를 누르듯 그렇게 자신의 삶을 마감해 버리는 것이다.
사랑만이 자살을 막을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십대의 자살을 막을 것인가?
미시적 차원으로 십대의 자살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적 요인들을 줄여가야 한다.
특히 모방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미디어상의 자살을 옹호하거나
미화시키는 내용들을 시민운동 차원에서 모니터하고 항의할 수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는 구체적으로 십대들의 미디어 노출 정도를 관찰, 측정해 보는 것으로 모니터를 시작할 수 있다.
신문에 실리는 TV프로그램 일주일치를 스크랩하여 온가족이 둘러앉아서
지난 주간 시청한 프로그램을 체크해보고 함께 시청 시간을 줄여나가자.
자녀에 대한 관심도와 TV시청 시간은 반비례한다.
그러나 자살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대책은 역시 사랑과 관심이다.
사랑을 받고 있거나 사랑할 대상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누구든 절대로 자살하지 않는다.
쌩떽쥐베리의 소설 ‘야간 비행’에 나오는 주인공은 사막에 불시착했을 때 너무나 괴로워 자살을 결심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자신을 기다리는 아내의 얼굴을 떠올리며 자살을 포기한다.
그렇다. 사랑은 사람을 인내케 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낮은울타리문화연구소장, 영화평론가
대중문화들은 문제의 원인제공자로서 곧잘 용의선상에 떠오르곤 한다.
대중문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최근 연이어 터진
십대들의 자살사건도 미디어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미디어가 사회환경을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난 98년 3월 여중생 4명이 동반자살을 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다.
그 중 한 명이 쓴 유서에는 “천국에 가서 우리 가족의 수호천사가 되고 싶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이 글귀는 공교롭게도 얼마 전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
탤런트 이 본이 송승헌에게 남긴 유언과 일치한다.
물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사는 청소년들이 훨씬 많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 속의 유언이 곧 십대들의 자살을 부추기는 직접적인 원인이라 단정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의 의식 속에 드라마의 인상 깊은 장면이 줄 수 있는 영향을 간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요는 또 어떠한가? 최근 인기있는 그룹
‘자우림’의 노래 ‘Violent Violet’에는 자살의 현장을 현실감있게 노래했다.
‘내 뇌는 이제 숨쉬지 않아 포도 쥬스로 채워진 보라색의 내 심장…
새파랗게 멍이 진 유혹적인 내 손목’
김경호의 ‘슬픈 영혼의 아리아’ 역시 죽음의 현장을
마치 멜로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묘사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이웃 일본에서는 인기 록그룹 X-Japan의 리드 기타 리스트인 미쓰모도 히데가
자살한 바람에 십대 여학생 3명이 잇따라 자살을 함으로써 일본을 충격에 몰아넣기도 했다.
인내심을 잃어버린 십대들
미시적 차원으로 보자면 이것은 극성스러운 십대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방 사건으로 지나쳐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거시적인 차원에서 바라볼 때,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십대들의 자살 원인은 학업문제, 가정문제, 친구문제 등 한두 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하기 어렵지만,
자살을 대하는 자세에는 뚜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곧, 충동이라고 표현되기도 하는 ‘쿼터리즘’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쿼터리즘’이란 4분의 1을 뜻하는 영어의 쿼터(Quater)에서 따온 말로,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인내심을 잃어버린 십대들의 사고방식을 말한다.
요즘 십대들은 다섯 권짜리 삼국지 전집은 엄두도 못 내면서 만화 삼국지 열 권은 앉은 자리에서 읽어낸다.
비디오 시청이나 게임으로 밤은 샐 수 있지만 밤새 소설을 읽는 미래의 문학도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TV, 컴퓨터 등의 사용습관은 무엇을 깊이 생각게 하거나 상상을 통한
창조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들 뿐 아니라, 인내심이란 눈꼽만치도 존재하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즉 미디어 시대의 아이들은 자기에게 닥친 어려움에 대해서
진지한 사고를 하기보다는 순간적 판단, 감각적 결단을 내리고 만다.
마음에 드는 채널을 찾아 리모콘을 두드리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파워 스위치를 누르듯 그렇게 자신의 삶을 마감해 버리는 것이다.
사랑만이 자살을 막을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십대의 자살을 막을 것인가?
미시적 차원으로 십대의 자살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적 요인들을 줄여가야 한다.
특히 모방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미디어상의 자살을 옹호하거나
미화시키는 내용들을 시민운동 차원에서 모니터하고 항의할 수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는 구체적으로 십대들의 미디어 노출 정도를 관찰, 측정해 보는 것으로 모니터를 시작할 수 있다.
신문에 실리는 TV프로그램 일주일치를 스크랩하여 온가족이 둘러앉아서
지난 주간 시청한 프로그램을 체크해보고 함께 시청 시간을 줄여나가자.
자녀에 대한 관심도와 TV시청 시간은 반비례한다.
그러나 자살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대책은 역시 사랑과 관심이다.
사랑을 받고 있거나 사랑할 대상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누구든 절대로 자살하지 않는다.
쌩떽쥐베리의 소설 ‘야간 비행’에 나오는 주인공은 사막에 불시착했을 때 너무나 괴로워 자살을 결심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자신을 기다리는 아내의 얼굴을 떠올리며 자살을 포기한다.
그렇다. 사랑은 사람을 인내케 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낮은울타리문화연구소장,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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