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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癌] ‘우울증 자살’ 한해 5000명… 소리없이 확산
“병 숨기지 말고 치료받으면 호전”
지난 24일 오후 5시쯤 김모(26)씨가 부산시 연지동 S아파트 24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김씨는 대학을 휴학하고 우울증 치료 중이었다. 지난 22일엔 서울의 사립명문 모 대학 화공과 김모(54)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했다. 지난 10월엔 서울의 모 유명병원 이비인후과 김모(42) 교수가 같은 병원 정신과 의사로부터 “증세가 심각하니 즉시 입원하라”는 지시를 받고 입원 하루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울증 환자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정신질환을 수치스럽게 여겨 숨기려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치료를 하면 좋아질 수 있는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지난 5월 이모(35)씨는 인터넷 자살 사이트에서 만난 백모씨 등과 함께 승용차 안에서 집단 자살했고, 98년엔 주부가 두 아들을 껴안고 투신 자살해 충격을 줬다.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우종민(禹鍾敏) 교수는 “매년 5000명 정도가 우울증 때문에 자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연간 6000~6500명의 자살자의 70~80%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柳凡熙) 교수는 “우울증 환자의 15~20%가 자살을 시도하며, 3% 정도는 실제 자살에 성공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
우울증이란 뇌에서 기분을 조절하는 물질의 활성도가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정신질환으로 전 국민의 5% 정도가 환자로 추정된다. 또 전 국민의 20% 정도는 평생 한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9년 서울대병원 정신과 조맹제(趙孟濟) 교수팀이 부천시내 중·고생 22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학생의 17.4%, 여학생의 20.6%가 심각한 ‘우울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들이 모두 우울증인지 여부는 조사되지 않았다.
우울증에 걸리면 식욕감퇴, 불면증, 폭식 또는 거식증, 면역기능 약화 등의 신체증상이 나타나고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자책하면서 해결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하규섭(河圭燮) 교수는 “일반적으로 여자 환자의 자살 기도율이 남자보다 2배 정도 많지만, 여자가 신경안정제 복용 등의 ‘소극적 방법’을 선택하는 데 비해 남자는 투신 등과 같은 ‘극단적 방법’을 쓰므로 자살 성공률은 남자가 여자보다 2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6개월 정도의 약물치료로 대부분 증상이 좋아지므로 병을 숨기지 말고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하 교수는 “미국 등 서구의 우울증 환자가 우리보다 크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살자 수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며 “이는 적극적으로 병을 알리고 치료를 받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林昊俊기자 hjlim@chosun.com ) (安晳培기자 sbah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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