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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수필 흐르는 길, 머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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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의 발원지에서 용솟음 치는 차가운 샘물은
땅속구경은 많이 했지만 세상경험은 이제 시작입니다라고 외칩니다.
깊은 산 높은 곳에 시작하는 차가운 물은 산을 따라 흘러내려
내가 되고 천이 되어 큰 물길을 만들고 그 길위에 배가 다닌다.
물이 가다가 산을 만나면 멈추고 소가 되고 웅덩이가 되어
물고기들이 노니는 놀이터가 되고 물고기 세상이 된다.
인간의 마음도 바람처럼 구름처럼 움직이면 지조가 없다하고 변덕스럽다 합니다.
이 사람에게 정을 주고 저 사람에게 측은을 주면 세상이 밝아지고 사람사이에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이 이어집니다.
사람의 마음이 한 대상에 멈추고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신념이 굳고
사랑이 영원하다고 하지만 더불어 집착이 되고 나눔이 멈추기도 합니다.
돈이라는 것은 돌고 돌기 때문에 둥글다고 합니다.
하지만 돈이 여기저기 이곳 저곳으로 돌아야 신체에 피가 돌아 건강하듯이
사회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유통이 활성화 되어 인간사회의 교류가 건강해집니다.
돈이 돌기를 멈추고 한 곳에 모여서 움직이지 않으면 부자가 되고 풍족해져
타인의 부러움을 받지만 사회의 유통은 줄어들고 시장은 쪼그라듭니다.
그래도 우리는 저축의 미덕이 좋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흐르는 것이 전체로는 좋지만 멈추는 것이 개인적으로 좋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흐르고 멈추는 것, 있는 것 가는 것, 없는 것 있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우리는 멈추기를 바라지만 흘러가기만 한다면 안타까움이 넘쳐흘러
결국 큰 세상을 채우고 멈추게 될 것입니다.
나는 흐르기를 바라지만 흐르기만 한다면
결국 흘러야 할 것이 없어 비워지면 새롭게 가득채워 질 것입니다.
그래서 멈추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서로를 비켜가고 있다.
멈추고 흐르는 것처럼
세상이 나를 기다리지 않듯이 무심하게 흘러가지만
흰눈이 내리는 나의 머리에는 안타깝게 멈춰서서 시간을 가른다.
인간의 두발로 힘겹게 버티어도
자연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는
우주의 공감과 소통처럼
흐름고 멈추는 것이 아닐까?
봄에는 노오란 개나리가 천지에 지천이고
기린처럼 쑥 커버린 붉은 진달래가 산천을 덥고 있다.
여름에는 온갖 나무의 가지에 신록이 우거지고
수년을 기다려 고목나무의 주인이 된 매미는 요란하게 하늘을 울린다.
가을에는 뿌리가 한치 깊어지고 몸통이 한겹 더 성장한다.
황금색 낙엽들이 쌓이고 땅의 힘을 키우기 위해 숙성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겨울은 잔설이 녹는 그 날까지 찬바람을 울리며
새로운 희망을 태우는 열정의 용광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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