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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물 스스로 알아서 항해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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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는,
의사결정 능력을 키우라는,
그 밖의 모든 가르침을 준 까닭이 무엇인가?
자녀에게 맡겨 스스로 알아서 하게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가르침은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다.
리처드 템플러 지음, 이문희 옮김 '부모잠언
- 아이의 인생을 결정하는 100가지 지혜' 중에서 (세종서적)
“자녀를 안전한 탑과 같은 곳에 영원히 두어
세상의 모든 위험 요소로부터 보호하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라푼젤이 마녀가 만든 탑속의 창문을 통하여 세상을 꿈꾸듯이
우리 부모도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라푼젤을 보고’라는 제목으로 하수정님이 링서스에 남긴 글의 일부분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난 후 애니메이션 영화 ‘라푼젤’을 봤습니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면서 마음 한 쪽엔 계속 무거운 질문이 남습니다.
‘우리는 부모의 탈을 쓴 마녀가 아닌가?’
‘자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아이를 보호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녀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삶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보호라는 명분하에 자신의 이익을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들입니다.
영화는 주인공 라푼젤의 긴 금발머리에 대한 기원을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한 방울의 물방울로 꽃이 피어납니다.
이 꽃은 병을 치료하고 젊음을 유지시켜주는 마법의 꽃입니다.
이 꽃의 비밀을 알게 된 마녀 고델은 자신의 영원한 젊음을 위해 마법의 꽃을 사용합니다.
세월이 흘러 왕국의 왕비가 난산으로 인해 생명이 위험하게 되자
왕은 신하들에게 전 나라를 뒤져 마법의 꽃을 찾아오게 합니다.
마녀 고델이 숨겨두고 사용하였던 마법의 꽃이 발견되고,
이 꽃이 녹아든 물을 마신 왕비는 건강한 공주를 낳게 되는데, 이 공주가 라푼젤입니다.
마법의 꽃을 잃은 마녀는 라푼젤을 납치하여 높은 탑 속에 가두어 키웁니다.
마녀는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통해 자신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라푼젤은 18년동안 높은 탑속에서 곱게 길러집니다.
어머니가 된 마녀 고델은 라푼젤에게 세상에 나가지 못하게 합니다.
세상은 온갖 위험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라푼젤을 보호하는 것이라 합니다.
세상에 나가고 싶지만, 어머니가 정해놓은 규율속에서 살던 라푼젤에게
탑으로 들어온 도둑 유진과의 만남으로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통로가 열리게 됩니다.
그때부터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라푼젤과
자신의 품안에 라푼젤을 두려는 고델과의 싸움이 시작되고,
그 싸움은 결국 라푼젤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라푼젤을 자신의 보호아래 두려했던 마녀의 허망한 죽음과 함께.
부모는 자녀들을 보호하고 싶어합니다.
자녀가 아무리 늙어도 세상으로부터 보호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세상으로 뛰쳐나가려는 자녀들을 막아섭니다.
부모가 보여주는 창문을 통해서만 세상을 바라보라고 강요합니다.
그것에서부터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이 생깁니다.
부모는 어릴 때 자신의 말을 따르던 자녀들이
커갈수록 부모가 시킨대로 따라주지 않는 자녀들이 야속합니다.
자녀들이 잘 되기를 원하는 부모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안타까워 합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우리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자녀들이 꿈과 희망으로 나아가는 길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부모 말을 잘 듣는 자녀들을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자녀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녀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합니다.
배를 만드는 이유는 바다를 향해 띄우기 위함입니다.
아무리 크고 잘 만들어진 배라 할지라도 바다로 나아가지 못하면
장식장 속의 장식용 배에 불과합니다.
자신만이 만족하는 장식품일 뿐이지 세상에서는 쓸모없는 배입니다.
잘 만들어진 배를 큰 바다를 향해 나아가게 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배를 만든 이유, 자녀를 기르는 이유입니다.
리처드 템플러가 쓴 <부모 잠언>의 한 구절이 떠오르는 오늘입니다.
“여전히 가르쳐줄 수 있는 한 가지 교훈이 남았다.
바로 부모인 당신에게 기대지 않고 혼자의 힘으로 서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이 교훈을 가르쳐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뒤로 물러서는 것이다.”
나만의 욕심에서 뒤로 물러서서 자녀를 바라보는 아침입니다.
자신만의 개성을 한껏 뽐내는 자녀들이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자녀들이 든든해 보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알아서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합니다.
나는 자녀들의 등대가 되어
자녀들이 순조롭게 항해할 수 있도록 묵묵히 안내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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