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에 진달래 대신 핀 핵무기 > 핫이슈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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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북한을 방문한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장이 영변 핵시설을 돌아보며
새로운 건축 움직임을 확인한데 이어, 미국의 핵 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 또한
북한을 방문해 경수로 건설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북한이 이처럼 미국인 전문가들을 초청해 경수로 건설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리고
있는 것은 핵무기 개발의 전제가 되는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미국의 관심을 자극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런 움직임은 이미 포착된 바 있어 놀랄 일은 아니라고 본다.
지난 달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핵 실험을 감행했던 풍계리와 플로트늄 추출이 있었던
영변에 상당수 인력과 장비가 동원된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위성에 의해
포착된 바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수로가 완성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과연 북한이 핵실험을 포함해
핵개발을 계속할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고 본다. 더구나 자신들을 비호하며 무조건적인
6자회담 개최를 주장해 온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무모한 일을 벌일 것이라고는
보여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북한이 다시 핵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수로를 건설하겠다고 협박함으로써 미국과의 협상에서
심리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자 하는 측면과 위기감을 조성해 북한 내부의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한다. 물론 그런 점이 클 것이다.
그렇지만 반드시 그렇게만 볼 수도 없다.

지금 북한에서는 3대 세습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김정은에 대한
업적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번 2차 핵실험이 김정은의 업적 쌓기 차원에서
이뤄졌다면 3차 실험 또한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한은 현재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상황이고, 핵보유국의 지위로 재가입
하겠다고 우기고 있는 것을 보면 선군정치를 내세운 김정일과 김정은이 쉽게 핵을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니 중국을 압박해서라도 북한의 핵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핵 시설로 뒤덮인 영변의 약산이 다시금 진달래꽃이
만발했던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한다.